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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우먼 오브 더 데드의 어두운 분위기를 표현한 장면과 호수 앞에 서 있는 여성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틀기 전까지 오스트리아 스릴러에 이렇게 빠질 줄 몰랐습니다. 넷플릭스 《우먼 오브 더 데드》 시즌 2는 주인공 블룸이 범인을 쫓던 사람에서 자신의 비밀을 숨겨야 하는 사람으로 바뀌면서 시즌 1과는 완전히 다른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복수가 끝난 뒤에도 삶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그 점이 제게는 가장 오래 남았습니다.

    분위기가 이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이었습니다

    제가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본 이유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분위기라고 말하겠습니다. 화려한 액션도, 빠른 반전도 아닌데 화면을 보는 내내 묘하게 불안했습니다.
    《우먼 오브 더 데드》의 배경은 오스트리아 알프스 인근의 작은 마을입니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경인데, 그 안에 권력자들의 비밀과 이해관계가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이 구조를 표현하는 데 드라마가 사용하는 방식이 바로 미장센(mise-en-scène)입니다. 미장센이란 화면 안에 배치된 모든 시각 요소, 즉 배경·조명·인물의 위치·색감 등을 통해 감정과 상황을 전달하는 연출 기법을 말합니다. 《우먼 오브 더 데드》는 이 미장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대사 없이도 불안감을 쌓아올립니다.
    제가 직접 봤을 때, 특히 산이 배경으로 등장하는 장면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도 이상하게 긴장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공간인데 낯설게 느껴지는 그 감각이 꽤 오래 남았습니다.
    드라마의 배경 음악과 색보정 역시 일관됩니다. 전체적으로 채도를 낮추고 어둡게 처리한 화면이 인물의 심리 상태와 맞물립니다. 이런 연출 방식은 미국 드라마에서는 자주 보기 어려운, 유럽 범죄 스릴러 특유의 화법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차갑고 느린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지 없는지가 이 드라마와 맞을지 여부를 거의 결정합니다.
    실제로 넷플릭스가 공개한 시즌 2 정보에 따르면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독일 공동 제작 범죄 스릴러로, 시즌 2는 2025년에 공개되었고 총 6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출처: Netflix 공식 홈페이지). 원작은 베른하르트 아이히너의 동명 소설로, 원작 소설의 문학적 밀도가 드라마의 묵직한 분위기에 그대로 녹아든 것으로 보입니다.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이야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사건이 너무 많이 겹칩니다. 납치, 경찰 수사, 과거 은폐가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한 사건에 감정이 충분히 쌓이기 전에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위기로 쌓아올린 긴장감이 후반부에서 조금 흐트러지는 것이 제게는 가장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 오스트리아 알프스 소도시 배경 — 평온한 외관과 내부의 비밀이 대조를 이룸
    • 낮은 채도와 어두운 색보정으로 심리적 불안감을 시각화
    • 미장센 중심의 연출 — 대사보다 화면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유럽식 스릴러 화법
    • 후반부 사건 과밀 — 분위기가 쌓기 전에 다음 사건으로 전환되는 아쉬움
    요약: 미장센과 분위기 연출이 이 드라마의 핵심 강점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이 겹치면서 긴장감이 분산되는 점은 아쉽습니다.

    블룸이라는 인물을 응원할 수 없는 이유와 눈을 뗄 수 없는 이유

    솔직히 말하면 저는 블룸을 응원하면서 동시에 불편했습니다. 이 두 감정이 한꺼번에 드는 캐릭터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시즌 2에서 블룸은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입니다. 시즌 1에서 복수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그녀도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했고, 그 흔적이 시즌 2에서 무덤에서 발견된 신체 일부라는 형태로 돌아옵니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고, 딸 넬라가 납치되고, 납치범은 블룸이 갖고 있지도 않은 영상을 요구합니다. 모든 위기가 동시에 터집니다.
    이 드라마에서 블룸을 복잡하게 만드는 핵심은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 즉 인물이 사건을 겪으며 내적으로 변화하는 흐름입니다. 보통 복수극의 주인공은 선명한 피해자로 출발해 정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성장합니다. 그런데 블룸의 아크는 반대로 갑니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그녀가 입힌 피해가 쌓이고, 시청자는 점점 그녀를 단순히 응원하기 어려운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주인공을 향한 감정이 모순될 때 드라마가 가장 머릿속에 오래 남습니다. 드라마를 보던 날 아이가 옆에서 숙제를 하고 있었는데, 화면 속 블룸이 딸 넬라를 구하기 위해 또 한 번 선을 넘는 장면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나라면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드라마가 그 질문을 직접 던지지 않아도, 장면 자체가 그 질문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부분에서 범죄학에서 자주 논의되는 개념인 도덕적 이탈(moral disengagement)이 떠올랐습니다. 도덕적 이탈이란 자신의 행동이 윤리적 기준에 어긋나더라도 '가족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논리로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심리 기제를 말합니다. 블룸의 선택들이 정확히 이 패턴을 따라갑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되다가, 어느 순간부터 그 정당화가 점점 얇아지는 것이 보입니다. 이 점을 연기로 자연스럽게 소화한 아나 마리아 뮈에의 표현력이 돋보였습니다(출처: IMDb, Woman of the Dead).
    개인적으로는 블룸의 감정 변화를 조금 더 천천히 보여줬으면 했습니다. 사건이 빠르게 이어지다 보니 그녀가 선을 넘을 때의 내적 갈등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채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감정선이 좀 더 두터웠다면, 블룸의 선택이 훨씬 더 무겁게 다가왔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된 것은 블룸이라는 캐릭터 때문이었습니다. 완벽하지 않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렵고, 응원하기도 미워하기도 애매한 인물. 그런 주인공이 있는 드라마가 사실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요약: 블룸은 응원과 불편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로, 그 모순된 감정이 이 드라마를 단순한 복수극 이상으로 만드는 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시즌 1을 안 보고 시즌 2부터 봐도 되나요?

    A. 시즌 2만 보면 초반부가 꽤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시즌 2는 블룸이 시즌 1에서 저지른 일들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즌 1의 사건을 모르면 왜 블룸이 경찰을 피해야 하는지 맥락이 잡히지 않습니다. 시즌 1부터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Q. 잔인하거나 무서운 장면이 많은 편인가요?

    A. 주인공이 장의사인 만큼 시신을 직접 다루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공포 영화 수준의 자극적인 연출은 아니지만, 범죄 스릴러 특유의 어둡고 불쾌한 장면들이 있습니다. 강한 시각적 자극에 민감하다면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Q. 빠른 전개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드라마가 맞을까요?

    A. 미국 드라마식의 빠른 전개를 기대하면 초반이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분위기와 심리 묘사로 긴장감을 쌓는 유럽 스릴러 스타일입니다. 다만 중반 이후부터는 사건이 겹치면서 전개가 빨라지는 편이라, 처음 두 회를 버티면 이후는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됩니다.

    Q. 시즌 3 가능성이 있나요?

    A. 시즌 2 결말 이후 시즌 3에 대한 공식 발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 유럽 오리지널 시리즈의 특성상 시청 지표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아, 현 시점에서는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공식 발표는 넷플릭스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결론

    《우먼 오브 더 데드》 시즌 2를 다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복수가 끝나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구나'였습니다. 블룸은 원하는 것을 얻으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짐을 짊어졌고, 시즌 2는 바로 그 짐의 무게를 따라갑니다.
    분위기와 설정은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미국 드라마와는 다른 유럽 범죄 스릴러 특유의 차갑고 무거운 화면이 좋았고, 블룸이라는 인물을 쉽게 판단하지 못하게 만드는 서사 구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후반부에 사건이 너무 빠르게 쌓이면서 인물의 감정선이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잔잔한 미스터리와 심리 중심의 범죄극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볼 만한 작품입니다. 시즌 1부터 순서대로 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Netflix 공식 홈페이지, IMDb - Woman of the D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