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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웬즈데이》 시즌2는 2025년 공개되자마자 전 세계 시청자들의 화제를 다시 불러모았습니다. 제가 시즌1을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그 묘한 중독성이 기억나서 시즌2도 바로 틀었는데, 첫 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역시 웬즈데이는 웬즈데이구나"였습니다. 볼거리는 더 많아졌고 이야기는 더 넓어졌는데, 그게 꼭 좋은 방향으로만 작용한 건 아니었습니다.
가족 서사가 커진 시즌2, 웬즈데이가 달라 보인 이유
시즌2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변화는 애덤스 패밀리(The Addams Family) 전체가 이야기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애덤스 패밀리란 1960년대 미국 만화에서 시작된 기괴한 가족 캐릭터군으로, 웬즈데이는 그 중 딸 캐릭터입니다. 시즌1이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웬즈데이 개인의 사건 해결에 집중했다면, 시즌2는 엄마 모티시아, 아빠 고메즈, 동생 퍽슬리까지 가족 전체가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서사의 스케일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특히 웬즈데이와 모티시아의 관계가 저는 인상적이었습니다. 둘 다 감정을 직접 표현하는 타입이 아닙니다. 서로를 걱정하면서도 그걸 절대 먼저 내색하지 않고, 상대방이 위험에 처했을 때도 냉정한 척 대응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보다 보니 오히려 웬즈데이라는 캐릭터가 어디서 왔는지 조금 더 이해가 됐습니다. 겉으로는 아무것도 안 느끼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족 안에서 형성된 감정의 패턴이 있었던 거죠.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 아이 생각이 난 것도 이 지점이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 때문에 속상했던 날, 저는 처음에 바로 해결책부터 내놓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웬즈데이와 모티시아의 모습을 보면서 먼저 "그랬구나, 속상했겠다"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스스로 어떻게 해결했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에서 예상치 못한 힌트를 얻은 셈이었습니다.
이처럼 시즌 2는 팬들의 기대에 맞춰 애덤스 패밀리 캐릭터들의 비중과 역할을 대폭 늘렸습니다. 단순히 출연 분량만 늘린 게 아니라, 웬즈데이라는 인물의 뿌리를 가족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주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잘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시도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나 오르테가의 캐릭터 해석, 시즌2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것
시즌1이 성공한 뒤 시즌2를 찍으면 배우가 캐릭터에 익숙해진 티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긴장감이 줄거나, 처음의 날카로움이 무뎌지거나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제나 오르테가의 웬즈데이는 시즌2에서도 그 특유의 밀도가 유지됐습니다.
미장센(mise-en-scèn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화면 안에 배치된 모든 시각 요소, 즉 조명, 의상, 배우의 위치, 배경까지 포함한 장면 연출 방식을 뜻합니다. 《웬즈데이》는 이 미장센 자체가 캐릭터의 성격을 대변합니다. 웬즈데이가 항상 어두운 톤의 의상을 입고 어두운 공간 안에 있는데, 그 안에서 다른 인물들이 빛과 컬러를 가져오면서 대비가 만들어집니다. 제가 직접 두 시즌을 연달아 봤는데, 이 시각적 대비는 시즌2에서 오히려 더 세밀해진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웬즈데이와 이니드의 장면이 그렇습니다. 둘이 함께 있는 장면에서 이니드는 밝은 색, 웬즈데이는 검은색으로 항상 프레임 안에서 대립을 이룹니다. 이런 연출이 두 캐릭터의 성격 차이를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전달합니다. 웬즈데이가 말로는 이니드를 귀찮아하면서도 행동으로는 신경 쓰는 장면이 나올 때, 그 미묘한 감정 변화가 대사 없이 시각으로 먼저 읽히는 구조입니다.
사실 이렇게 독특하고 강렬한 캐릭터를 오래 유지하려면 배우가 과하게 연기하지 않는 절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나 오르테가는 이번 시즌 2에서도 그 균형감을 잃지 않고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었습니다. 실제로 해외 평론을 찾아봐도 시즌 2의 가장 큰 강점으로 제나 오르테가의 흔들림 없는 연기력과 캐릭터 표현력을 꼽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 무표정한 얼굴로 건네는 한 마디가 코미디가 되는 타이밍 감각
-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태연함이 캐릭터의 핵심
- 이니드와의 장면에서 감정을 대사 없이 행동으로만 보여주는 연기
- 시즌2에서도 팀 버튼(Tim Burton) 특유의 고딕 판타지 미학과 잘 맞아 떨어지는 존재감
아쉬운 점, 이야기가 넓어질수록 밀도가 얇아졌습니다
제가 시즌2를 보면서 가장 자주 멈칫했던 지점은 서사 밀도(narrative density)가 고르지 않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서사 밀도란 이야기 한 화당 얼마나 촘촘하게 사건과 감정이 채워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쉽게 말해 "이 화를 보고 나서 내가 뭔가 얻은 느낌이 드는가"의 문제입니다.
시즌1은 웬즈데이가 하나의 사건을 단서를 쌓아가며 추적하는 구조라 몰입이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시즌2는 가족 이야기, 학교 사건, 새로운 인물들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되다 보니 어떤 에피소드는 충분히 이야기가 쌓이기 전에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제 경우엔 중반부에서 "이 인물이 지금 왜 이 장면에 있지?"라고 되감기를 한 적이 두 번 있었습니다.
해외 평론 일부에서도 시즌2의 복수 플롯 구조가 집중력을 분산시킨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저도 같은 부분에서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많이 보여주는 것과 깊이 있게 보여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웬즈데이의 내면 변화라는 측면에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란 주인공이 이야기를 거치며 내면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뜻합니다. 시즌2의 웬즈데이는 분명히 이니드를 더 신경 쓰고 가족에게 조금 더 열려 있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런데 그 변화가 결정적인 장면에서 충분히 무게감 있게 담기지 않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걱정돼"라고 말하는 대신 말없이 곁에 더 오래 있어준다거나, 아무렇지 않은 척 뒤에서 돕는 방식으로 표현됐다면 웬즈데이답게 더 설득력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다 보고 나니 다음 시즌이 궁금했습니다. 스토리의 완성도보다 캐릭터 자체의 흡인력이 더 강한 드라마라는 뜻이기도 하고, 반대로 그게 《웬즈데이》의 가장 솔직한 한계이기도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웬즈데이 시즌1을 안 봐도 시즌2를 바로 볼 수 있나요?
A. 시즌2만 단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시즌1에서 형성된 인물 관계와 네버모어 아카데미의 배경이 시즌2 이야기 전반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시즌1이 8화로 길지 않으니 먼저 보고 오시는 쪽을 권합니다.
Q. 웬즈데이 시즌2는 시즌1보다 더 재미있나요?
A. 처음 보는 신선함은 시즌1이 앞서고, 볼거리와 이야기 스케일은 시즌2가 더 큽니다. 제 경우엔 시즌1의 집중도 있는 구성이 더 좋았지만, 웬즈데이라는 캐릭터에 이미 애정이 생긴 분이라면 시즌2도 끝까지 보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웬즈데이 시즌2에서 이니드 역할은 얼마나 나오나요?
A. 시즌2에서도 이니드는 웬즈데이와 대비되는 핵심 캐릭터로 꽤 비중 있게 등장합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시즌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깊어지는 과정이 볼 만했고, 개인적으로 시즌2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관계였습니다.
Q. 아이와 함께 봐도 괜찮은 드라마인가요?
A. 고딕 호러 분위기와 일부 폭력적인 장면이 포함되어 있어 어린 아이와 함께 보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 경우엔 아이와 함께 보기보다는 아이가 잠든 뒤 혼자 봤습니다. 10대 이상이라면 가족 관계나 친구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웬즈데이 시즌2는 완벽한 속편은 아닙니다. 이야기가 넓어지면서 서사 밀도가 얇아지는 구간이 생겼고, 시즌1에서 느꼈던 신선함을 그대로 다시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제나 오르테가가 만들어낸 웬즈데이라는 캐릭터의 힘, 미장센으로 구현된 고딕 판타지 미학, 그리고 웬즈데이와 이니드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이 드라마를 보게 만드는 이유로 충분했습니다.
2025년 넷플릭스에서 무거운 드라마 말고 독특한 분위기의 미스터리 시리즈를 찾고 계신다면, 《웬즈데이 시즌2》는 충분히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시즌1부터 순서대로 보시는 쪽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