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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드라마 다크를 연상시키는 안개 낀 숲속의 어두운 터널

    솔직히 저는 《다크》를 처음 봤을 때 쉽게 몰입하지 못했습니다. 독일어 드라마인 데다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낯설었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어둡고 무거워서 처음에는 ‘이 드라마가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몇 편을 보다 보니 조금씩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어느새 시즌 3 마지막화까지 보게 됐습니다. 《다크》는 단순한 시간여행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서로 연결되고, 한 사람의 선택이 다른 사람의 삶에 영향을 주는 과정을 아주 복잡하게 보여줍니다. 특히 ‘내가 아무리 다른 선택을 하려고 해도 결국 정해진 운명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계속 던집니다.



    시간여행보다 무서운 건 운명론이었다

    《다크》는 2019년 독일의 작은 마을 빈덴에서 아이가 실종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단순한 실종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몇 편 지나지 않아 사건은 1986년으로 이어지고, 더 먼 과거까지 연결됩니다. 저도 보면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이야기가 언제의 이야기지?"라고 혼잣말을 하게 됐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과거의 일이 현재를 만들고, 현재에서 한 행동이 다시 과거의 일을 만들어내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하면 과거를 바꾸려고 한 행동 때문에 오히려 원래의 과거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이 이야기가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드라마를 계속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됐습니다. 인물들이 나쁜 일을 막으려고 할수록 오히려 그 일이 일어나게 되는 장면을 계속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조나스는 시청자와 비슷한 입장에서 숨겨진 진실을 하나씩 찾아갑니다. 그래서 조나스가 새로운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을 때면 저도 함께 놀라게 됩니다. 제가 특히 인상 깊게 본 부분은 조나스가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시간여행이 단순히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방법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드라마가 단순한 SF 이야기를 넘어 한 사람이 자신을 알아가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다크》를 모든 일이 이미 정해져 있다는 관점에서 보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처음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정해진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조나스와 마르타가 내리는 선택은 그 정해진 흐름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이어져 온 문제를 직접 끊어내는 선택이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 때문에 《다크》가 단순히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다"라고 말하는 드라마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즌 3에서는 또 다른 현실에서 같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설정이 추가됩니다. 이때부터 이야기가 훨씬 복잡해집니다. 제가 보면서도 솔직히 "이건 조금 복잡한데?" 싶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감정적으로 이야기에 빠져들려고 하면, 어느 순간부터는 지금 어느 세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더 집중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설정이 많다고 해서 이야기가 꼭 더 깊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다크》가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제대로 마무리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출처: Rotten Tomatoes의 《다크》 평가를 보면 시즌 3의 평론가 점수는 9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았는지 잘 몰랐지만, 시즌 3 마지막화까지 모두 보고 나니 그 이유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요약: 《다크》는 단순한 시간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일이 서로 이어지면서 같은 일이 반복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조나스와 마르타가 지금까지 이어진 흐름을 끊기 위해 선택하면서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드라마가 끝난 뒤, 제 과거 선택이 떠올랐습니다

    《다크》의 인물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 과거로 되돌아갑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바꾸려 한 비극의 원인이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이 설정을 보면서 제 일상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 저는 새로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나름의 계획도 있었고, 주변 반응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문제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결국 정리하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처음부터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꽤 오래 했습니다.그런데《다크》를 보면서 그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과거를 바꾸려 할수록 같은 결과가 반복되는 것처럼, 저 역시 그때의 선택을 지금의 기준으로 계속 재판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저는 미래를 몰랐습니다. 당시 알고 있던 정보와 상황 속에서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을 골랐을 뿐입니다. 지금의 제가 과거의 저를 비난하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공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드라마가 가족 관계를 다루는 방식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상처가 세대를 넘어 반복되고, 서로를 지키려는 선택이 오히려 비극을 이어붙이는 구조. 아이를 키우면서 저는 이 부분에서 유독 멈추게 됐습니다. 부모가 되고 나서야 부모의 어떤 행동이 이해되는 것처럼, 《다크》의 인물들도 세대가 지나야 비로소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부모에게서 받은 상처나 가족 안에서 생긴 문제가 자녀에게도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모가 겪었던 일이 자녀의 삶에도 비슷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다크》에서도 이런 모습이 계속 등장합니다. 부모와 자식이 서로를 사랑하고 지키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같은 문제가 다음 세대까지 이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다크》가 단순히 시간여행을 다룬 드라마가 아니라, 가족 안에서 반복되는 상처와 선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느꼈습니다. 복잡한 시간여행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다크》의 결말이 모두에게 만족스럽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3시즌 내내 정이 든 인물들이 결국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 되어버린다는 점에서, 허무하다는 반응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그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그 허무함 자체가 이 드라마가 의도한 감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반복되는 비극을 끊으려면 그 구조 안에 있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 그것이 이 작품이 마지막에 던지는 메시지였다고 저는 받아들였습니다.

    요약: 《다크》는 가족 사이에서 생긴 상처와 문제가 다음 세대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지나간 일을 후회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다크 시즌 1만 봐도 괜찮을까요, 끝까지 다 봐야 하나요?

    A. 시즌 1만 봐도 미스터리 드라마로서 충분히 완성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저는 결국 시즌 3까지 봤는데, 시즌 1의 질문들이 마지막에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습니다. 다만 시즌 3은 구조가 많이 복잡해지므로, 가볍게 즐기고 싶다면 시즌 1에서 멈추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Q.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따라가기 힘든데 방법이 있나요?

    A. 저도 중반부터 등장인물 관계도를 검색해서 옆에 띄워놓고 봤습니다. 같은 인물이 여러 시대에 다른 배우로 등장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관계도를 참고하면서 보는 게 오히려 몰입에 도움이 됩니다. 한두 편씩 집중해서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Q. 다크 결말이 해피엔딩인가요?

    A. 해피엔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비극적 결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복되는 비극이 끝난다는 점에서는 해소의 감정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주요 인물들이 존재 자체를 잃게 됩니다. 저는 슬프면서도 납득이 가는 결말이었다고 느꼈습니다.

     

    결론

    《다크》를 다 보고 나서 제게 가장 오래 남은 질문은 "운명은 정해져 있는가?"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나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였습니다.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 오늘의 선택을 조금 다르게 하는 것, 그게 현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편하게 추천할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닙니다. 집중하지 않으면 내용을 놓치기 쉽고, 시즌 3은 특히 구조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복잡한 미스터리를 좋아하고, 다 보고 나서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를 찾는다면 도전해볼 만한 작품입니다. 저는 그 복잡함이 결국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가 됐습니다.

    참고: Rotten Tomatoes — D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