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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 학교는 좀비 사태가 벌어진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장면

    좀비 드라마를 보면서 공포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느낀 적 있으신가요? 저는 《지금 우리 학교는》 12화를 다 보고 나서 정확히 그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다른 좀비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학교에 좀비가 나타나고, 학생들이 도망치고, 누가 살아남을지를 지켜보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막상 보기 시작하니 이상하게 좀비가 나오는 장면보다 학생들끼리 갈등하고 서로를 의심하는 장면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특히 저는 누군가를 믿어야 할지 의심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평소라면 별것 아닌 말 한마디, 친구를 대하는 태도 하나가 극한 상황에서는 생존과 직결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마지막 회를 보고 난 뒤에는 '좀비가 무섭다'보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남았습니다. 2022년 1월 2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이 작품은 주동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공개 첫 10일 만에 전 세계 3억 6,102만 시간의 시청 시간을 기록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한국형 좀비물이려니 했는데, 끝까지 보고 나니 제가 집중해서 본 건 좀비가 아니었습니다.



    인간 본성 — 극한 상황이 사람을 드러낸다

    효산고등학교라는 평범한 공간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는 설정이라기에, 저는 생존 액션에 집중하려고 마음먹고 첫 화를 켰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눈길이 자꾸 다른 쪽으로 쏠렸습니다. 좀비에게 쫓기는 학생들보다 그 상황에서 각자가 내리는 선택들이 훨씬 더 강하게 눈에 박혔거든요.

    드라마 속 학생들은 처음엔 모두 평범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친구와 티격태격하고, 시험 걱정도 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생존이 최우선 과제가 되는 순간,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각자의 속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남온조(박지후)는 혼자 살아남는 것보다 함께 살아남는 쪽을 선택하고, 이청산(윤찬영)은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위해 무리한 행동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반면 윤귀남(유인수)은 재난 상황을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기회로 이용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제일 먼저 '사람은 평소의 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평소에는 착해 보이던 사람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자기만 생각할 수도 있고, 반대로 별로 눈에 띄지 않던 사람이 다른 사람을 먼저 챙기기도 합니다. 사실 저도 현실에서 사람을 너무 빨리 판단했던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심하고 자기 생각만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다른 사람의 상황을 많이 배려하는 모습을 보게 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내가 처음에 본 모습이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 학생들이 위기 속에서 보여주는 행동이 단순히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의 구분처럼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누구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여기서 집단 역학(Group Dynamics)이라는 개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집단 역학이란 위기 상황에서 집단 내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행동 방식이 변화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심리학에서는 극단적 상황일수록 개인의 이기심과 이타심이 동시에 증폭된다고 봅니다. 드라마 속 학생들의 행동이 그 교과서 같은 예시처럼 느껴졌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꼭 좀비가 나타나는 상황이 아니어도 비슷하게 작동합니다. 예전에 친구와 같은 일을 겪었는데 서로 기억하는 내용이 완전히 달랐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친구와 작은 갈등이 있었는데, 저는 제가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가 맞는데 왜 저렇게 이야기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보니 같은 상황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더 놀라웠던 것은 둘 중 한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같은 장소에 있었고 같은 일을 겪었는데도 각자가 받아들인 감정과 기억이 달랐던 겁니다. 결국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왜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경험 이후 저는 누군가와 갈등이 생겼을 때 '누가 맞는가'부터 따지기보다 '상대방은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를 한 번 더 생각하려고 합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면서도 이 경험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극한 상황에서는 평소보다 훨씬 강하게 서로를 판단하게 될 텐데, 그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할 여유를 갖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싶었습니다. 그 경험까지 떠올리고 나니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는 제 시선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저는 좀비보다 사람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사실 좀비는 무섭지만 단순합니다. 나를 공격하면 피하거나 도망치면 됩니다. 그런데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를 도와줄 수도 있고, 배신할 수도 있고, 내가 믿었던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극한 상황에서는 평소에 보이지 않던 성격이 드러난다는 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누군가는 자기만 살겠다고 하고, 누군가는 자신이 위험해지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사람을 챙깁니다.

     

    저도 드라마를 보면서 몇 번이나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실제로 그런 상황에 놓여보지 않은 제가 어떤 행동을 할지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점 때문에 이 드라마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평소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같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결국 제가 이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좀비의 무서움보다 사람 사이의 신뢰였습니다. 누구를 믿을 것인지, 누구를 끝까지 기다릴 것인지, 그리고 나 자신만 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포기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다 보고 난 뒤에도 '좀비가 나타나면 어떻게 살아남을까?'보다 '저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됐을까?'라는 질문이 더 오래 남았습니다.

    • 남온조: 친구와의 연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인물
    • 이청산: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인물
    • 윤귀남: 재난을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 도구로 삼는 인물
    • 최남라: 감염 이후에도 인간 의식을 유지하는 경계적 존재
    요약: 좀비보다 사람의 선택이 더 무서웠고, 극한 상황은 평소 보이지 않던 인간 본성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는 장치였습니다.

     

    학교폭력 — 재난의 씨앗이 된 방치

    이 드라마에서 제가 가장 의미심장하게 느낀 설정은 좀비 바이러스의 발생 원인이었습니다. 바이러스를 만든 것은 과학 교사 이병찬이고, 그 동기는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는 아들을 어른으로서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절망감에서 시작됩니다. 처음엔 이 두 소재의 연결이 억지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도 첫 두 화를 보면서 '이게 무슨 연결고리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학교폭력 이야기가 단순히 좀비 바이러스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한 설정으로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부분 때문에 드라마가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좀비는 눈에 보이는 적이지만 학교폭력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괴롭히는 행동을 직접 하지 않았더라도 옆에서 보고만 있었던 사람, 피해를 알고도 모른 척했던 사람, '아이들끼리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어른들이 있었다면 피해 학생에게는 그 상황이 결코 사소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문제가 커진 뒤에 해결하려고 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누군가의 어려움을 제대로 봐주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현실의 학교폭력이 드라마처럼 거대한 재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문제를 계속 방치하면 결국 더 큰 갈등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는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설정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 작품이 말하려는 것이 조금씩 보였습니다. 학교폭력 피해는 가해자의 행동만이 아니라 그것을 방치하거나 외면한 주변 어른들의 무책임도 함께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입니다. 드라마는 그 방치의 결과를 가장 극단적인 형태인 재난으로 시각화했습니다. 재난 발생 이후에도 피해자를 괴롭히던 가해자의 행동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좀비물의 외형을 빌린 사회 고발극에 가까운 면도 있습니다.

    학교폭력이 개인의 심리와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연구에서 지속적으로 다뤄지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이 장기적으로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즉 충격적인 사건 이후 반복적인 고통과 회피 반응이 지속되는 심리적 상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학교폭력은 단순히 그 순간의 갈등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겉으로는 사건이 지나간 것처럼 보여도 피해를 당한 사람에게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고, 주변에서 아무렇지 않게 넘긴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학교폭력을 단순한 갈등이 아니라 이후의 삶과 관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로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건, 학교폭력 설정이 전반부에선 꽤 강하게 다뤄지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좀비 생존극에 비중이 밀린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쉽게도 이 부분은 좀 더 깊게 파고들었다면 작품의 밀도가 훨씬 높아졌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주제를 꺼내놓고 충분히 다루지 못한 채 넘어간 느낌이 들었거든요. 제가 아쉬웠던 것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초반에는 학교폭력이 바이러스의 탄생과 연결될 만큼 중요한 이야기처럼 제시되는데, 이야기가 본격적인 생존극으로 넘어가면서 그 문제의식이 점점 뒤로 밀립니다. 저는 오히려 이 드라마가 학교폭력을 조금 더 깊게 다뤘다면 훨씬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왜 주변 사람들이 그 상황을 외면했는지, 피해 학생이 어떤 마음으로 학교생활을 견뎠는지까지 보여줬다면 좀비 장르를 넘어서는 힘이 생겼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폭력이라는 소재가 이 드라마의 가장 좋은 출발점이면서 동시에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약: 바이러스의 발생 원인을 학교폭력과 연결한 설정은 단순한 장르적 장치가 아니라, 방치된 폭력이 얼마나 큰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회적 메시지였습니다.

     

    좀비 생존 — 장르적 재미와 그 한계

    장르물로서 《지금 우리 학교는》이 가진 강점은 분명합니다. 교실, 급식실, 운동장처럼 누구나 알고 있는 공간이 하루아침에 생존 전장으로 바뀌는 설정은 시청자에게 즉각적인 몰입감을 줍니다. 특히 학생들이 학교 구조를 활용해 좀비를 피하거나 맞서는 장면들은 꽤 창의적으로 연출됐습니다.

    서바이벌 호러(Survival Horror)라는 장르적 문법, 즉 한정된 공간에서 제한된 자원과 정보만으로 위협을 피해 살아남아야 하는 극한 상황의 공식을 이 드라마는 꽤 충실하게 따릅니다. 저는 특히 초반 4~5화에서 몰입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학교라는 익숙한 공간이 갑자기 낯선 장소가 되는 과정이 꽤 무서웠습니다. 평소라면 교실, 복도, 급식실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칠 공간인데, 드라마에서는 그곳이 순식간에 도망칠 곳과 숨을 곳을 찾아야 하는 장소로 바뀝니다. 저도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장면을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아예 낯선 건물에서 벌어지는 좀비 이야기였다면 '드라마니까'라고 생각했을 텐데, 우리가 한 번쯤 봤던 학교의 모습과 비슷한 공간에서 벌어지니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고, 다음 장면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후반부로 가면서 그 긴장감이 조금씩 무뎌졌습니다. 처음에는 다음 장면이 궁금해서 계속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후반부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비슷한 위기 상황이 반복되면서 '이번에는 어떻게 빠져나갈까?'라는 긴장보다 '이번에도 또 위기가 생기겠구나'라는 예상이 먼저 들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조금 지치기도 했습니다. 등장인물들에게는 계속 절박한 상황이었겠지만, 시청자인 저에게는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면서 긴장감이 조금씩 떨어졌습니다. 초반의 강렬한 몰입감을 마지막까지 유지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렇다고 학생들의 행동이 모두 답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아니라 평범한 학생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실수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왜 저렇게 행동하지?'라고 답답해하다가도 '내가 저 상황이라면 과연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감염자와 비감염자의 경계를 흐리는 장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여러 인물 중에서도 최남라의 변화가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처음에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혼자 있는 인물처럼 보였는데, 감염 이후 오히려 인간과 감염자의 경계에 서게 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이 설정이 단순히 새로운 능력을 가진 캐릭터를 만드는 장치로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몸이 변하면 그 사람의 마음까지 달라지는 것일까?'라는 질문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캐릭터였고, 그래서 시즌 1의 마지막에서도 가장 궁금증이 많이 남았습니다. 넷플릭스는 2025년 7월 시즌 2 제작 시작을 공식 발표했으며, 박지후·윤찬영·조이현·로몬이 생존자로 돌아옵니다.

    요약: 친숙한 학교 공간을 활용한 서바이벌 호러로서는 충분히 몰입할 수 있지만, 후반부의 긴장감 저하와 일부 캐릭터 행동의 답답함은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금 우리 학교는 원작 웹툰이랑 많이 다른가요?

    A. 주동근 작가의 원작 웹툰을 기반으로 하지만, 드라마는 인물 관계와 일부 사건 전개를 각색했습니다. 원작을 먼저 읽은 분들도 드라마를 보면서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꽤 있다고 하더군요. 각본을 맡은 천성일 작가가 드라마적 호흡에 맞게 재구성한 덕분으로 보입니다.

     

    Q. 지금 우리 학교는 시즌 2는 언제 나오나요?

    A. 넷플릭스가 2025년 7월에 시즌 2 제작 시작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박지후, 윤찬영, 조이현, 로몬 등 주요 생존자들이 돌아오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구체적인 공개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Q. 무서운 장면이 많아서 보기 힘들지 않나요?

    A. 좀비 장르답게 잔인하고 긴장감 높은 장면이 상당히 많습니다. 제가 직접 봐봤는데, 고어 표현이 꽤 강한 편이라 공포물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는 조금 버거울 수 있습니다. 다만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선에 집중하면 그 긴장감이 오히려 몰입을 도와주는 측면도 있습니다.

     

     

    결론

    《지금 우리 학교는》을 다 보고 나서 제가 오래 머릿속에 담아둔 질문은 "좀비가 나타나면 어떻게 살아남을까?"가 아니었습니다. "저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됐을까?"였습니다. 처음에는 학교를 배경으로 한 좀비 생존극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끝까지 보고 나니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학생들이 서로를 믿고 의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특히 저 역시 친구와의 갈등을 겪으면서 같은 상황을 서로 다르게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인지, 이 드라마 속 인물들의 선택을 단순히 선과 악으로 나눠서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누가 살아남느냐'보다 '극한 상황에서도 사람다움을 지킬 수 있느냐'에 더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물론 완벽한 드라마는 아닙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비슷한 위기 상황이 반복되면서 초반의 긴장감이 약해졌고, 학교폭력이라는 중요한 소재도 시작에 비해 충분히 깊게 다뤄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일부 캐릭터의 행동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특히 학교폭력을 바이러스의 탄생과 연결할 만큼 중요한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이후 생존극의 비중이 커지면서 그 문제의식이 뒤로 밀린 점은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지금 우리 학교는》을 단순한 좀비 드라마로만 기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익숙한 학교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생존 이야기 속에 인간 본성, 학교폭력, 신뢰와 배신이라는 소재를 함께 담아냈기 때문입니다. 좀비에게 쫓기는 장면도 긴장감 있었지만, 오히려 누군가를 믿을지 말지를 고민하는 장면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완성도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보고 난 뒤 사람과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좀비 드라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시즌 2가 제작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시즌 1에서 충분히 풀리지 않았던 학교폭력과 감염자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질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