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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아니 다녀오지 않았더라도 D.P.를 보는 내내 어딘가 불편한 기분이 드는 순간이 있었을 겁니다. 시즌1에서 시즌2까지 이어지는 이 작품은 단순한 군대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질문들을 정면으로 던지는 드라마입니다. 특히 저는 처음에는 이 작품을 단순한 군대 드라마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탈영병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라고 예상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제가 집중했던 건 탈영병을 잡는 장면보다 "왜 이 사람이 여기까지 몰렸을까"라는 부분이었습니다. 한 편이 끝난 뒤에도 다음 화를 바로 누르기보다, 방금 본 장면이 계속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시즌1과 시즌2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D.P.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 중 하나가 "시즌1만 봐도 되나요?"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시즌은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시즌1의 충격적인 총기 난사 사건이 시즌2 전체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에, 시즌1 없이는 시즌2의 무게감을 온전히 느끼기 어렵습니다.
시즌1은 군무이탈체포조, 줄여서 D.P.(Deserter Pursuit)를 따라갑니다. 여기서 D.P.란 군에서 탈영한 병사를 추적해 부대로 복귀시키는 임무를 맡은 조직을 말합니다. 안준호와 한호열이 이 임무를 수행하면서 탈영병 한 명 한 명의 사연을 마주하는 구조인데, 저는 이 방식이 처음부터 굉장히 영리하다고 느꼈습니다. 탈영병을 '범인'으로 소비하지 않고, 그들이 왜 거기까지 오게 됐는지를 들여다보는 시선이 일반적인 수사물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시즌1이 더 강하게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매회 등장하는 탈영병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탈영을 왜 하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그 사람이 탈영하기 전까지 주변에서는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라는 질문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즌1이 개인의 비극을 촘촘히 쌓아 올린다면, 시즌2는 그 비극들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추궁합니다. 가혹행위가 반복되는 구조, 그것을 묵인하는 조직 문화, 그리고 문제를 덮으려는 위계질서가 시즌2의 주된 비판 대상입니다. 제가 직접 시즌2를 보면서 느낀 건, 시즌1보다 훨씬 무겁고 느리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시즌2를 보면서 답답함을 느낀 순간도 있었습니다. 시즌1처럼 매회 새로운 사건이 펼쳐지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전개가 느리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초반에는 "조금 더 빠르게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보고 나니, 오히려 그 느린 호흡이 작품의 의도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답답함을 남긴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시즌2에서 안준호는 더 이상 임무를 기계적으로 수행하는 병사가 아닙니다. 그는 조직 내부의 구조적 부조리를 직접 목격하고, 그것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하는 인물로 성장합니다. 이 변화가 단순한 캐릭터 성장을 넘어서는 이유는, 드라마가 "당신이라면 어떻게 했겠습니까?"라고 계속해서 묻고 있기 때문입니다.
- 시즌1: D.P. 임무 수행 중 탈영병 개개인의 사연 노출 → 총기 난사 사건으로 마무리
- 시즌2: 사건 이후 조직의 책임 회피, 제도 변화의 한계, 안준호의 내적 성장
- 두 시즌을 관통하는 공통 질문: "왜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가?"
결말이 남긴 질문, 그리고 작품이 진짜 말하고 싶었던 것
D.P.의 결말을 보고 "해피엔딩인가요?"라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 기준으로 보려고 했는데, 보고 나서 그게 잘못된 질문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문제가 해결되는 이야기"를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시즌2의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인 이유는 바로 그 때문입니다. 제도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지만,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안준호도 한호열도 더 이상 예전의 그들이 아니지만, 세상도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는 이 결말이 처음에는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드라마를 보는 입장에서는 피해를 준 사람들이 제대로 책임지는 모습이나 명확한 변화가 나오길 기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D.P.는 그런 통쾌한 결말 대신 현실에서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장면이 끝난 뒤에도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보통의 드라마라면 마지막에 뭔가 시원하게 정리되는 장면이 나올 텐데, D.P.는 그 불편한 여백을 그대로 남겨 둡니다.
D.P.를 보고 가장 오래 남았던 부분은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보다, 그 상황을 알고도 모른 척했던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생각하는 이 작품의 가장 무서운 지점입니다. 이는 폭력이나 부조리를 직접 저지르지 않더라도, 그것을 목격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그 구조를 유지시키는 데 기여하게 된다는 개념입니다. 드라마에서 가장 무서운 장면은 황장수의 폭력 자체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군대는 원래 그런 곳이야"라고 말하며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순간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 장면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게 군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는 탈영병을 단순한 규정 위반자로 보지 않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탈영은 분명한 책임이 필요한 행동입니다. 하지만 D.P.가 특별했던 이유는 그 행동만 바라보지 않고, 왜 그런 선택까지 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입니다. "왜 이 사람은 법을 어길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질문이 "법을 어겼으니 벌을 받아야 한다"는 단순 논리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드라마는 주장합니다.
물론 이 작품에도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제가 가장 아쉽게 느낀 점은 일부 인물들이 너무 명확한 악역처럼 표현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 군대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모든 상급자가 폭력적인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특정 인물이 '악의 상징'처럼 기능하는 방식은 오히려 작품의 메시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가진 힘은 누가 옳고 그른지를 쉽게 결론 내리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대신 군 내 인권 문제가 왜 반복되는지, 그 구조적 원인을 차근차근 짚어 나갑니다. 제가 두 시즌을 모두 보고 난 뒤 든 생각은, 이 드라마가 말하고 싶었던 건 군대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외면하는 사회의 작동 방식이었다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D.P. 시즌1을 안 봐도 시즌2를 이해할 수 있나요?
A. 시즌2만 봐도 내용 파악은 가능하지만, 시즌1 마지막의 총기 난사 사건이 시즌2 전체의 정서적 출발점이기 때문에 순서대로 보시는 걸 강하게 권합니다. 시즌1 없이 시즌2를 보면 인물들이 왜 그렇게 무너져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들이 있습니다.
Q. D.P.의 결말은 해피엔딩인가요, 새드엔딩인가요?
A. 어느 쪽으로도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제도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지만 완전한 해결은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한 절망도 아닙니다. 현실적인 마무리라는 표현이 가장 적합하고, 그래서 오히려 더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결말입니다.
Q. D.P.가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 아니어도 공감이 되나요?
A. 충분히 공감됩니다. 군대는 이 드라마의 배경일 뿐이고, 계급과 권력, 침묵의 문화, 개인이 조직 앞에서 무너지는 방식은 직장이나 학교에서도 반복되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군 미필자들도 "저게 군대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많이 보입니다.
Q. 시즌1과 시즌2 중 어느 쪽이 더 재미있나요?
A. 드라마틱한 긴장감이나 에피소드별 완결성은 시즌1이 앞선다는 평이 많습니다. 시즌2는 메시지와 사회적 비판에 더 집중하면서 속도가 느려지는 편입니다. 저도 그 점에서 시즌1이 더 몰입감 있었다고 느꼈지만, 작품 전체의 완성도는 두 시즌을 함께 볼 때 비로소 완성됩니다.
결론
D.P.는 탈영병을 잡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탈영병이 생기지 않는 사회를 만들 수 있겠느냐는 질문으로 끝납니다. 두 시즌을 다 보고 나면 어느 순간 "나는 그 침묵하는 사람들과 달랐을까?"를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질문을 남기는 드라마는 흔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작품은 아닙니다. 일부 인물의 묘사가 지나치게 평면적이고, 시즌2의 속도감이 아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단점들을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 이 드라마가 던지는 질문의 무게는 묵직합니다. 재미를 넘어서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를 찾고 있다면, D.P. 시즌1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