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진짜 자신을 보여줄 수 없다면, 그 사랑은 진짜 사랑일까요? 넷플릭스 블랙 도브를 보고 나서 제가 제일 먼저 떠올린 건 스파이 액션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를 재우고 혼자 부엌에 앉아 있던 어느 밤이었습니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벤 위쇼 주연의 이 6부작 영국 드라마는, 겉으로 보면 첩보 스릴러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꽤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이중생활이라는 설정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블랙 도브의 주인공 헬렌 웹은 정치인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입니다. 겉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10년째 비밀 첩보 조직 블랙 도브스의 스파이로 활동하며 남편의 정치적 정보를 빼내고 있습니다. 이른바 이중생활(double life)이라는 설정인데, 여기서 이중생활이란 같은 사람이 서로 다른 두 ..
사기꾼은 어떻게 사람을 속일까요? 일반적으로 치밀한 계획과 특별한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 《애나 만들기》를 보고 나서 그 믿음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애나는 특별한 기술 대신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는 것을 정확히 보여줬을 뿐이었고, 그것만으로도 뉴욕 상류층 전체를 움직였습니다.이미지 심리 — 사람들은 왜 보이는 것만 믿었을까《애나 만들기》는 실제 인물 안나 소로킨, 즉 '안나 델비'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입니다. 그녀는 독일의 부유한 상속녀 행세를 하며 뉴욕 상류층에 침투했고, 은행과 호텔, 지인들에게 수십만 달러를 빌리거나 결제를 미뤄가며 화려한 생활을 유지했습니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것은 기자 제시카 프레슬러의 뉴욕 매거진 기사였고(출처: New 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