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스릴러를 고를 때면 항상 비슷한 고민을 합니다. 초반만 흥미롭고 뒤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작품이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큰 기대 없이 재생했습니다. 그런데 《통제할 수 없는》은 첫 화부터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화려한 사건보다 인물들의 불안한 표정과 조용한 긴장감이 먼저 다가왔고, 마지막 화를 본 뒤에도 몇몇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작품이 보여주는 심리와 관계의 변화작품의 배경은 '톨파인스 아카데미(Tall Pines Academy)'라는 청소년 교정 시설입니다. 겉으로는 방황하는 청소년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교육기관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철저한 감시와 강압적 통제로 운영됩니다. 학생 한 명이 탈출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신임 경찰 알렉스 뎀프시가 조사에 나서면..
잠들기 전 가볍게 한 편만 보려고 시작했지만, 결국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계속 보게 된 작품이 있습니다. 《태양을 보지 않았다면》은 저에게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시청 후 가장 오래 남은 것은 범죄 자체가 아니라 한 사람이 가진 상처와 선택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시즌 1 줄거리 — 자수한 살인범, 그가 숨긴 것은 무엇일까요이 드라마는 연쇄살인범 리런야오가 스스로 경찰서 문을 열고 걸어 들어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붙잡힌 것도 아니고, 도망치다 막힌 것도 아닙니다. 그냥 자수입니다. 그런데 범행 동기만큼은 끝내 입을 열지 않습니다. 이 한 가지 설정만으로도 저는 이미 다음 화를 누르고 있었습니다.다큐멘터리 감독을 꿈꾸는 저우핀위가 그의 유일한 인터뷰어로 나섭니다. 교도..
솔직히 저는 처음에 《너의 모든 것》을 로맨스 드라마인 줄 알고 틀었습니다. 서점 직원이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는 설정이라길래, 잔잔한 멜로물이겠거니 했죠. 그런데 1화 중반을 지나면서 등골이 서늘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주인공 조 골드버그가 상대방의 SNS를 뒤지고 집 앞을 맴도는 장면에서, 이게 로맨스가 아니라 심리 스릴러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시즌 1부터 5까지 전부 본 지금, 이 작품이 단순한 범죄극이 아니라 집착과 자기합리화가 어떻게 사람을 망가뜨리는지를 담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무서웠던 건 살인 장면보다 조의 목소리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왜 내가 이 사람 논리에 끌리고 있지?"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그 찝찝한 감..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이라고 넘겨짚고 있지 않으셨습니까?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 실사판 《아바타: 아앙의 전설》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단순한 판타지 액션이 아니라, 전쟁과 책임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열두 살 소년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이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마음에 남을 줄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애니메이션을 볼 때면 보통은 아이가 재미있어할 장면부터 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이상하게도 아이보다 제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이야기보다 그 안에서 두려움을 견디는 아이들의 표정이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100년의 공백이 만들어낸 세계관, 얼마나 단단한가《아바타: 아앙의 전설》의 세계관은 네 ..
어릴 때 《전설의 고향》을 보며 이불 속에 숨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귀신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무서워서 눈을 가리기도 했지만, 이야기가 끝날 때쯤이면 이상하게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자신의 한을 풀고 저승으로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무서움보다 “저 귀신도 사실은 사연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넷플릭스 시리즈 《동궁》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조선 궁궐을 배경으로 한 귀신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정주행을 시작하니 단순히 사람을 놀라게 하는 공포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왜 이 귀신은 생겨났을까?”, “누가 이런 원한을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귀의 세계, 그 낯설고 섬뜩한 공간이 만들어지..
"오늘 학교에서 별일 없었어?" 한마디에 "응, 없었어."로 끝나는 대화를 반복하다 보면, 아이가 실제로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알 수 없다는 불안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런 순간을 여러 번 겪었는데, 넷플릭스 《소년의 시간(Adolescence)》을 보고 나서 그 불안이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부모가 모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 친구 관계, 온라인에서 접하는 것들까지 부모가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단순히 '소년 범죄 이야기'가 아니라, 부모인 제가 아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13살 소년 제이미 밀러의 이야기는,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