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가 악당과 싸우면서 '통장 잔액'을 걱정한다면 어떨까요? 캐셔로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처음엔 웃기려고 만든 설정인 줄 알았는데, 보다 보니 생각보다 묵직한 이야기였습니다. 돈과 정의 사이에서 매 순간 선택해야 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제 통장을 떠올렸습니다. 특히 초능력자가 현금 잔액을 확인하면서 싸운다는 설정은 기존 히어로물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방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설정이 과연 긴장감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회를 보다 보니 오히려 그 평범함 때문에 상웅이라는 인물이 더 가까이 느껴졌습니다. 우리도 매달 월급날을 기다리고, 예상하지 못한 지출에 고민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평범한 공무원이 히어로가 되는 세계관강한 능력을 타고난 영웅이 ..
넷플릭스 오리지널 가스인간은 1960년 일본 특촬 영화 '가스인간 제1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SF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연상호·류용재 작가가 각본을 맡고, 가타야마 신조 감독이 연출한 한일 합작 작품이죠. 솔직히 처음엔 몸을 기체로 바꾸는 괴인이 나오는 장르물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는데, 다 보고 나서는 예상과 꽤 달랐습니다. 처음 몇 분 동안은 “과연 이 설정으로 얼마나 긴장감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몸이 기체가 된다는 설정 자체는 흥미롭지만 자칫하면 오래된 특촬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 작품이 말하고 싶은 것은 능력이 아니라, 한 인간이 어떻게 괴물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줄거리 — 생방송 테러로 시..
솔직히 처음엔 로드레이지 소재라길래 가볍게 볼 생각이었습니다. 몇 화 보다 보니 이건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고, 결국 시즌1을 이틀 만에 다 봤습니다. 시즌2는 시즌1과 완전히 다른 인물과 배경으로 시작하는 앤솔로지 형식이라 처음엔 당황했는데, 두 시즌을 나란히 놓고 보니 오히려 이 구조가 작품의 핵심 메시지를 더 선명하게 만들어 준다는 걸 느꼈습니다.시즌1과 시즌2 차이, 뭐가 달라졌나일반적으로 시즌2는 시즌1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성난 사람들은 그 공식을 완전히 벗어납니다. 시즌2는 앤솔로지(anthology) 형식으로 제작됐습니다. 여기서 앤솔로지란 같은 세계관이나 주인공을 이어가는 대신, 매 시즌 새로운 인물과 독립된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을 말합니다. 시즌1의 대니..
좋은 이야기가 사람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까요? 저는 《맨 끝줄 소년》을 보고 나서 그 질문이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처음에는 제목도 낯설고, 조용한 분위기의 작품이라 큰 기대 없이 보기 시작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스릴러처럼 긴박한 사건이 이어질 거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보고 나니 무서웠던 것은 사건이 아니라 사람이 이야기에 빠져드는 과정 자체였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난 뒤 "나는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아무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년이 쓴 글이 교수의 현실 판단력을 무너뜨리는 과정을 보면서, 이게 단순한 픽션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배경, 조용한 소년의 글이 왜 그렇게 위험했나《맨 끝줄 소년》은 처..
솔직히 말하면, 저는 《지옥》을 처음 틀었을 때 그냥 괴물 나오는 공포 드라마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1화가 끝날 무렵 화면을 멍하니 보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평소라면 "설정이 독특하네" 정도로 넘겼을 텐데, 《지옥》은 이상하게 현실 뉴스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이 사실보다도 누군가의 확신을 더 쉽게 믿는 모습이, 현실에서 봤던 여러 장면과 겹쳐 보여 더 소름 끼쳤습니다. 무서운 건 괴물이 아니라, 괴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었거든요. 시즌1과 시즌2를 연달아 보고 나서 든 생각들을 정리해 봤습니다.확장된 세계관, 그런데 왜 더 낯설게 느껴질까?시즌1이 던진 설정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특정인에게 '고지(告知)'가 내려집니다. 여기서 고지란 죽음의 날짜와 시각을 미리 통..
넷플릭스를 켜고 뭔가 볼까 하다가 추천 목록에 뜬 제목을 보고 잠깐 멈췄습니다. '살인자ㅇ난감'이라니, 오타인가 싶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지나치려다가 저 이상한 제목이 계속 눈에 밟혀서 결국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보고 나서, 제목이 이렇게 지어진 이유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실 저는 스릴러를 볼 때도 범인을 맞히는 재미보다 등장인물의 심리를 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이 설정이 얼마나 오래 흥미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회차가 쌓일수록 범인을 찾는 이야기보다, 이탕이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더군요. 어느 순간부터는 사건보다 그의 표정과 선택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정의와 폭력의 경계를 묻는 심리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