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은 어떻게 사람을 속일까요? 일반적으로 치밀한 계획과 특별한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 《애나 만들기》를 보고 나서 그 믿음이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애나는 특별한 기술 대신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는 것을 정확히 보여줬을 뿐이었고, 그것만으로도 뉴욕 상류층 전체를 움직였습니다.이미지 심리 — 사람들은 왜 보이는 것만 믿었을까《애나 만들기》는 실제 인물 안나 소로킨, 즉 '안나 델비'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입니다. 그녀는 독일의 부유한 상속녀 행세를 하며 뉴욕 상류층에 침투했고, 은행과 호텔, 지인들에게 수십만 달러를 빌리거나 결제를 미뤄가며 화려한 생활을 유지했습니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한 것은 기자 제시카 프레슬러의 뉴욕 매거진 기사였고(출처: New Yo..
범죄 드라마를 찾다 보면 자극적인 설정에 끌려 보기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에겐 넷플릭스 《오자크》가 딱 그랬습니다. 돈세탁이라는 소재가 흥미로울 것 같아 틀었는데, 다 보고 나서 가장 오래 머릿속에 남은 건 범죄 장면이 아니라 가족을 위한다는 말이 어디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처음 《오자크》를 보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생각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처음 몇 화는 솔직히 ‘다음에는 또 어떤 일이 터질까?’ 하는 마음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시즌이 쌓일수록 범죄 자체보다 가족들이 변해가는 모습이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마티와 웬디를 바라보는 제 시선은 처음과 끝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부모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