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원이라면 당연히 자신이 지키는 사람을 믿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보디가드》는 그 전제를 처음부터 흔들어 놓습니다. 2018년 BBC에서 방영된 이 6부작 영국 정치 스릴러는, 제가 첫 회를 보자마자 다음 편을 찾게 만든 드물게 긴장감 있는 작품이었습니다.기차 장면 하나가 드라마 전체를 설명했습니다드라마를 고를 때 저는 첫 회에서 이미 결정이 납니다. 초반 20분 안에 몰입이 안 되면 아무리 후반이 좋다고 해도 끝까지 보기 어렵더라고요. 《보디가드》는 그 기준을 단번에 통과했습니다.1화에서 주인공 데이비드 버드는 기차 안에서 자살폭탄 조끼를 착용한 인물을 마주칩니다. 이때 그가 보여주는 대응 방식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서 자살폭탄 조끼란 IED(Improvised Explosive Dev..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집에 돌아온 뒤, 그 사람이 했던 말을 계속 곱씹어 본 적 있으십니까. 별뜻 없이 한 말일 수도 있는데 괜히 신경이 쓰이고, 평소보다 연락이 뜸하면 내가 뭔가 잘못한 건 아닌지 혼자서 결론을 내리고 있는 저를 발견하곤 했습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는 바로 그 불편한 감정에서 출발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을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면 이 고민이 정말 사라질까요. 직접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좋알람이라는 설정, 실제로 편리할까《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는 2021년 3월 12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총 6부작 청춘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천계영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김소현, 송강, 정가람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시즌1에서 고등학생이었던 조조, ..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꿀 수 있을까요. 저는 이 드라마를 보기 전까지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7시즌을 다 보고 나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단순한 교도소 코미디가 아니었고, 그렇다고 무거운 사회고발물도 아니었습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드라마였습니다.파이퍼보다 다른 캐릭터들이 더 기억에 남은 이유이 드라마를 보기 전에 주인공은 파이퍼 채프먼이라는 걸 알고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파이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즌 2, 3을 지나면서 제가 가장 기다리게 된 건 파이퍼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레드, 테이스티, 펜사터키, 글로리아 같은 인물들이 과거로 돌아가는 플래시백(flashback)..
솔직히 저는 이 드라마를 틀기 전까지 제목조차 제대로 읽지 않았습니다. "그냥 불륜 스릴러겠지" 하고 가볍게 눌렀다가, 6화를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넷플릭스 6부작 《비하인드 허 아이즈》는 마지막 10분이 앞의 모든 장면을 다시 쓰는 드라마입니다.불륜 스릴러인 줄 알고 봤다가 반전 결말에 뒤통수를 맞았습니다처음 두 화를 보면서 저는 솔직히 "이게 그렇게 대단한 드라마인가?" 싶었습니다. 싱글맘 루이즈가 정신과 의사 데이비드와 만나고, 알고 보니 그가 상사였고, 거기에 아내 아델까지 얽히는 구도는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설정이었거든요.그런데 이상하게 다음 화를 안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아델이라는 인물을 따라가다 보면 이 사람이 불쌍한 건지, 무서운 건지 계속 판단이 안 서거든요. ..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하며 틀었습니다. '악마가 주인공'이라는 설정이 너무 자극적으로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1화가 끝나기도 전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넷플릭스 《루시퍼》는 2016년부터 2021년 시즌 6까지 이어진 판타지 수사 드라마인데, 제가 기대했던 '어둡고 잔인한 악마물'과는 전혀 다른 결의 작품이었습니다.루시퍼라는 캐릭터, 처음엔 오만하다고만 생각했다일반적으로 악마 캐릭터라고 하면 공포나 위협의 상징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보니 루시퍼 모닝스타는 그런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검은 정장을 차려입고 LA의 고급 나이트클럽 '럭스(Lux)'를 운영하며, 사람의 욕망을 꿰뚫어 보는 초자연적 능력을 가진 인물이었습니다.여기서 루시퍼의 핵심 능력인 '욕망 유도(Desire Induc..
넷플릭스 《뷰티 인 블랙》은 현재 시즌 3까지 공개됐고, 시즌 4 제작도 확정된 상태입니다. 시카고의 화장품 왕국과 인신매매 조직이 뒤엉킨 이야기인데, 처음 재생 버튼을 눌렀을 때는 그냥 자극적인 범죄 드라마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보다 보니 제가 예전에 작은 일을 직접 운영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이상하게 겹쳐 보였습니다. 돈과 권력 앞에서 사람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였습니다.욕망이 만들어낸 세계, 벨러리 가족의 민낯《뷰티 인 블랙》의 배경이 되는 벨러리 가족은 겉으로 보면 성공의 상징입니다. 화장품 사업으로 쌓은 부와 사회적 영향력, 화려한 파티와 저택. 그런데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그 안을 들여다보면 신뢰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여기서 이 드라마의 설정에서 중요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