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트렁크》를 처음 틀었을 때 "그냥 계약결혼 로맨스겠지" 하고 가볍게 넘겼습니다. 그런데 호수에서 건져 올린 트렁크 하나가 예상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더군요. 사실 요즘 드라마를 볼 때는 첫 몇 분 안에 계속 볼지 말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비슷한 설정의 작품이 워낙 많다 보니 '계약결혼'이라는 소재도 이제는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시작했지만, 《트렁크》는 예상과 달리 두 사람이 왜 이런 관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따라가는 작품이었습니다. 사건보다 사람이 먼저 보이는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조금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미스터리와 심리 드라마가 뒤섞인 이 작품, 끝까지 보고 나서야 왜 계속 입소문이 도는지 이해했습니다.계약결혼이라는 설정, 왜 이 ..
드라마 제목을 처음 봤을 때 "플랑크톤이 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저도 그랬고, 주변에 추천할 때 제목 때문에 망설였던 분들도 꽤 있었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보고 나면 이 제목이 드라마 전체를 꿰뚫는 열쇠라는 걸 알게 됩니다. 저는 사실 초반 1~2화는 "생각보다 잔잔한데?"라는 느낌이 더 컸습니다. 큰 사건이 연달아 터지는 드라마에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조금 심심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계속 다음 화를 누르게 되더라고요. 마지막 회를 다 보고 나니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던 제목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넷플릭스 〈Mr. 플랑크톤〉은 웃기다가 어느 순간 가슴 한쪽을 먹먹하게 만드는, 보고 난 뒤에 오히려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었습니다.'플랑크톤'이라는 제목 의미..
드라마를 보다가 화면을 잠깐 멈추고 생각에 잠긴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더 에이트 쇼》를 보면서 딱 그런 순간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특히 처음에는 단순히 "돈을 걸고 벌이는 또 하나의 서바이벌 게임인가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 화를 지나면서 이 작품이 보여주는 건 게임의 승패가 아니라, 사람이 불공평한 환경 안에 놓였을 때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에서도 우리는 보이지 않는 층수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조금 더 좋은 환경에서 시작하고, 누군가는 생존 자체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가 단순한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층수가 곧 계급이 되고, 시간이 곧 돈이 되는 구조 속에서 8명의 참가자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든 첫 생각이 '이게 왜 이렇게 슬프지?'였습니다. 처음에는 눈물이 나는 드라마라는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잔잔해서 중간에 멈출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회가 가까워질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울어야 하는 장면도 아닌데 자꾸 부모님 얼굴이 떠오르고, 오래전 제 가족의 평범했던 식탁 풍경까지 생각났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이 작품은 사람을 울리는 드라마가 아니라, 살아온 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드라마라는 걸요. 극적인 사건도, 충격적인 반전도 없는데 자꾸 눈물이 났습니다. 《폭싹 속았수다》는 오애순, 양관식, 양금명 세 인물을 통해 한 가족의 삶 전체를 담아냅니다. 이 글에서는 각 인물이 왜 그렇게 마음에 남는지, 그리고 이 드라마가 어떤 사람에게 특..
히어로가 악당과 싸우면서 '통장 잔액'을 걱정한다면 어떨까요? 캐셔로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처음엔 웃기려고 만든 설정인 줄 알았는데, 보다 보니 생각보다 묵직한 이야기였습니다. 돈과 정의 사이에서 매 순간 선택해야 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제 통장을 떠올렸습니다. 특히 초능력자가 현금 잔액을 확인하면서 싸운다는 설정은 기존 히어로물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방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설정이 과연 긴장감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회를 보다 보니 오히려 그 평범함 때문에 상웅이라는 인물이 더 가까이 느껴졌습니다. 우리도 매달 월급날을 기다리고, 예상하지 못한 지출에 고민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공무원이 히어로가 되는 세계관강한 능력을 타고난 영웅이..
솔직히 말하면, 저는 《지옥》을 처음 틀었을 때 그냥 괴물 나오는 공포 드라마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1화가 끝날 무렵 화면을 멍하니 보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평소라면 "설정이 독특하네" 정도로 넘겼을 텐데, 《지옥》은 이상하게 현실 뉴스가 계속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이 사실보다도 누군가의 확신을 더 쉽게 믿는 모습이, 현실에서 봤던 여러 장면과 겹쳐 보여 더 소름 끼쳤습니다. 무서운 건 괴물이 아니라, 괴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었거든요. 시즌1과 시즌2를 연달아 보고 나서 든 생각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확장된 세계관, 그런데 왜 더 낯설게 느껴질까?시즌1이 던진 설정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특정인에게 '고지(告知)'가 내려집니다. 여기서 고지란 죽음의 날짜와 시각을 미리 ..